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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재택근무. 프로젝트 막바지에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다 보니 대면으로 할 때 보다 소통에 가끔 어려움이 있다고 느낌적인 느낌을 가지는데, 결국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화상도 이제 편해지고 소통의 요령도 생겼다. ​ 재택근무할 때 옆을 지키는 식구들. 오늘은 웬일로 친한 느낌. 그러다가 가끔 잠에 취해 입을 벌리고 자고 있거나 놀아주지 않는 주인 옆에서 불멍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난다. ​ ​ ​ 아버지 진료가 있어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알려주고 병원행. 아버지는 이제 계단 한 칸 오르기 벅차 하신다. 병원 가는 것도 이제 아주 큰 이벤트. 진료는 치료를 위한 것이 아니고, 상태를 보러 가는 것이라서 오래 걸리지 않아 주차장에서 대기. "이제 병원에 안 오셔도 됩니다." 라는 의사의 ..

지지난주인가 고객센터에서 전화와서는 폭스바겐 차량 1주년 됬다며 꽃선물 보내준다길래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그 왜 미드에서 나오는 꽃바구니같이 엄청 큰 ;; ㅎㅎ 헛물 너무 켰고. 꽃값 비싸다고 꽃선물 잘 못받는 시기에 그래도 삭막한 일상에 작은 기쁨이 되어줌. 꽃병과 꽃다발. 이쁨~ 더 이쁨~ ㅎ 애들한테 혹시 꽃가루 위험할까봐 사진찍고 안닿는 곳으로.

일주일에 한 번 주간회의로 출근. 재택근무 시작한 지 몇 주 되었는데, 재택근무하다 보면 팀원들과의 일상적인 수다가 그리울 때쯤 한 번씩 출근해 주니 출근하는 전 날 왠지 설렘? 재택근무로 변경한 이후로 대중교통 타고 출근하는데, 8시 출근이라 새벽같이 나가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그 새벽에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항상 자극을 받는다. 열띤 주간 회의로 목이 쉬었음. 응급실에서 아빠가 집으로 오신지 오늘로 딱 일주일째. 암세포가 이제는 온몸에 퍼져 더욱 쇠약해진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환부는 계속 진물이 나고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항암치료 끝내고 '나는 자연인이다' 같이 조용하고 공기 좋은 곳에서 엄마랑 살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게 여름이었는데. 아빠와 청계산으로 드..

주간회의가 있어서 목요일은 새벽같이 출근. 커피와 스콘으로 빈속을 겨우 달랬다. 그리고 퇴근 후엔 칭따오 무알콜 맥주와 과자 한 봉지, 넷플릭스를 봤다. 근데 뭘 봤지? 넷플릭스는 웬만한 유명한 프로그램 아니고서는 뭘 봤는지 기억이 안날 때가 있다는 함정. 동네를 산책하는데 하얀 불빛이 살랑살랑 흔들어대길래 무엇인가 했더니, 연말이라서 그런가 공원에 예쁜 장식들을 해놨다. 유난히 지루하고 힘들었던 올 한 해도 이렇게 가는구나 싶고 멀리 여행도 가지 못하는 상황에 그나마 위로가 된다. ​ 구민센터 공무원님들. 감사합니다.. 하다가 내가 올해 주민세 얼마나 냈지...까지 생각이 ;; 하여튼 생각의 흐름이란 내가 어찌하지 못하겠다. ​ ​ 매일 오전 9시 반에 스크럼 미팅을 화상으로 진행하는데, 정확히 9시 ..

2021년 12월 11일 토요일 오후 12시 삼성병원에서는 더 이상 치료할 게 더 없다며, 퇴원을 조치했다. 가족들이 미리 알아둔 요양병원으로 아빠를 모셨다. 아빠는 부쩍 힘이 없어 보이시고, 마르셨다. 요양병원은 코로나에 취약하므로 면회가 쉽지 않다. 일주일에 1번 2시간 면회만 허용된다 했다. 집으로 다시 모시기에는 병원의 케어가 필요했기에 어쩔 수 없이 요양병원으로 모실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퇴원하라는 눈치는 주지 않으니 간병하러 들어가는 사람의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까 했다. 2021년 12월 13일 월요일, 요양병원으로 전원 한 지 셋째 날 아빠 호흡이 불안정하여 119를 불렀다는 소식을 들었다. 병원에서 처방한 진통제 부작용인 것처럼 보였다. 사설 119였기 때문에 곧바로 출발하지 못하고 30..

일상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이후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블로그 2개에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네이버 하나, 티스토리 하나. 네이버야 2000년도 초기부터 이래저래 오늘의 블로거에도 뽑히고 재미를 붙여오다가, 어느 순간 다른 SNS로 갈아타고 하면서 잠정적 휴면 상태였던 블로그. 티스토리는 구글 애드센스 공부하면서 하나 만들어뒀던 블로그.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글을 쓴게 2020년 1월이니 이 블로그도 거의 버려진 상태. 본격적으로 글을 쓰려고 하니, 똑같은 글을 두 개의 블로그에 게시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이고 각 플랫폼 성격에 맞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인데. 일상만을 올리자니 그건 인스타그램 피드 같고, 특색을 살리고 싶은데. 아직까지 그 키워드가 애매해서 고민 중이다. 나 요리를 ..

오후 5시. 재택근무를 마치고 아빠를 보러 갔다. 거지 같은 바이러스 때문에 아빠를 자주 뵈러 못 간다는 게 얼마나 화가 나는지... 지난 월요일 이후 아빠를 못 뵈었고, 어제는 아빠가 보내주신 셀카 때문에 눈물범벅이었다. 이렇게 누군가가 그리웠던 적이 있었는지. "아빠~ 보고 싶었어~" 아빠도 '나도 많이 보고 싶었어' 눈물이 고여 종이에 꾹꾹 눌러 담은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다. 아빠도 눈물을 흘리셨다. 아빠 얼굴을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넘겨드리고, 손을 꼭 잡아드리고, 발을 마사지해드렸다. 아빠는 집에 계실 때보다 얼굴이 좋아지셔서 한결 안심이 되었다. 왠지 집에서보다 검은 머리카락도 많아지신 것 같았다. 병원 입장에서야 치료할 것이 많아 치료비가 많이 발생하는 환자에게 침대를 내어주는 것이 이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