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현진 해변에서, (ft. 속초 일주일 살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시간을 만들어 속초 일주일 살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제 곧 수술을 앞두고 있으니 어디 멀리 바람도 쐬고.

내가 은퇴하면 살고 싶은 곳.
속초
춘천도 좋으나, 춘천은 서울과 너무 가까워서
서울 살이를 완벽하게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서.

속초 일주일 살기

2022년 12월 19일 (일) ~ 2022년 12월 22일 (목) , 조금 모자란 일주일.

첫 날.

11시쯤 서울 출발.
오랜만의 장거리 운전에 나타나는 휴게소마다 들렀다.
가평 휴게소, 내린천 휴게소
배가 고파서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휴게소에서 일단 나는 통감자는 필수이므로
배가 부른데도 통감자를 구매했고 블랙 커피 한 잔도 구매.

@속초마리나베이 호텔 도착.

청초호수 근처의 레지던스 분위기의 호텔을 잡았다.
호수뷰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아서, 건강보험공단뷰 ㅎ

깨끗하고 청소도 자주 해주시고 좋았는데,
옆 방 소음이 마치 옆 방에서 들리는 것처럼 너무 생생하게 들리느는 단점이.
그나마 비수기라서 큰 불편은 없었으나 성수기면…

세탁기가 있어서 빨래를 하려고 세재까지 챙겨갔는데, 건조기가 없어 사용 안했다.

 

 

확실한 건강보험공단뷰.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동생에게 계속 연락을 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남의 집 고양이들을 보고 나를 달랬다.
왜 이렇게 보고 싶은거냐, 눈물을 훔쳤다.
(누가 들으면 사람새끼 보고싶어 하는 줄)
저녁은 날 음식으로 마구 채워넣었더니 배탈이 났다.

둘째날.

아침 햇살 눈부신 건강보험공단뷰.


새벽에 밥 내놓으라고 칭얼대는 녀석이 없으니 이상하다.
너희들이 내가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였다고 생각하니
덩그러니 이 곳에 혼자 있는 내가 사무치도록 외롭다.

오늘도 바다에는 나가지 않았다.
주5일을 하지 않는 삶을 생각해본다.
번아웃을 겪지 않고 조금 덜 벌면서도 행복하게는 살 수 없는걸까?

인생 곰탕 만난 듯, 너무 맛있다.
@조박사 소머리 국밥

 

청초호수 한 바퀴.

@르베흐 가서 크로와상 사고, 잠봉뵈르 샌드위치는 sold out

 

@어뭉김밥에서 톳김밥이랑 떡볶이를 사왔는데,
떡볶이가 존 맛…. 인데 맵찔이인 내게 과했는지 배탈 X 2

셋째날.

날도 풀렸고 일출을 보려고 했다.
애들이 없어서 그런가, 알람을 껐다. 그깟 일출이 뭐라고
해가 완전히 뜰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배탈도 심해지고, 무기력 했지만
정말 이렇게 방에만 있을거냐, 라는 생각에 바다를 보러 나갔다.

속초아이가 생긴 게 좋은 것 같으면서도 안좋은 것 같으면서도…

 

속이 안좋아서 @청소수물회에서 성게미역국을 먹고 울산바위가 보이는 @카페소리에서 책을 읽었다.

넷째날.

배탈이 낫지 않는다. 밖에 나가기 싫다.
애들을 만지고 싶다… 애들이 보고싶다.
왜 고양이는 영역동물인거냐..
르베흐에서 산 크로와상을 절반 먹고 누웠다.
그래도 내일은 서울로 돌아가니 뭐라도 해야겠다.

오기 전에 저장해놨던 엄청난 맛집, 카페… 무용지물.
커피를 뽑아 바다로 나갔다.

한적한 @공현진해수욕장

여전히 어떻게 하면 주5일을 벗어나서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뿐이다.
23년차면 난 이제 좀 쉬어도 된다.

@금이야옥이야 에서 감자전과 오징어순대.
와… 너무 맛있음.

다섯째날.

@속초전망대를 마지막으로 들렀고,
이제 집에 가자.

속초에 자주 갔었지만,
자꾸 높은 건물이 들어서면서 울산바위를 가리는 느낌이 안타깝다.
그리고 그 속에 내 집 하나 없는게 아쉽네 ㅎ

오랜만에 애들 보니 너무 반갑다.


#속초 #은퇴 #여행